
미국 주식시장이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S&P500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미국 생산자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데다 국제유가까지 하락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담이 한층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S&P500, 종가 기준 최고치 경신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0.49포인트(0.65%) 상승한 7798.99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 수준이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도 214.54포인트(0.81%) 오른 2만6803.03을 기록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69.72포인트(0.13%) 상승한 5만3839.99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 상승폭도 상당하다.
S&P500은 연초 이후 약 14%, 나스닥은 약 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생산자물가 예상보다 안정
이날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였다.
7월 PPI는 전월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시장에서는 0.2%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이를 크게 밑돌았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한 상승률도 **4.7%**로 집계됐다. 전달의 5.5%보다 상승 속도가 둔화됐다.
하루 전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도매 단계의 물가를 보여주는 PPI까지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9월 연준 금리 동결 전망 상승
물가 지표가 잇따라 안정되면서 연준의 향후 금리 정책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 자료를 보면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한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하루 전 59.4%에서 67.6%로 상승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투자자금이 이동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다만 향후 발표되는 물가와 고용 지표에 따라 시장의 금리 전망은 다시 달라질 수 있다.
국제유가도 2% 이상 하락
증시 분위기를 개선한 또 다른 요인은 국제유가였다.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하루 동안 2.15% 하락한 배럴당 87.07달러,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43% 떨어진 81.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내려가면 기업과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낮아질 수 있어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물가와 유가가 동시에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보다 완화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반도체·빅테크 주식 강세
주요 종목 가운데서는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샌디스크는 하루 만에 13.7% 급등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4.2% 상승했다.
대형 기술주인 메타 플랫폼스는 2.8%, 마이크로소프트는 1.0% 올랐다.
AI 산업의 성장과 함께 반도체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 부담까지 완화되면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도 3% 넘게 상승했다. 빌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스퀘어가 넷플릭스 지분을 새롭게 확보했다는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
미국 국채 금리도 하락
물가 지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채권시장에서도 금리가 내려갔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약 5bp 하락한 4.64%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 금리 역시 약 5bp 낮아져 **4.15%**를 나타냈다.
일반적으로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가 큰 기술주와 성장주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인하 기대와 지정학적 변수의 공존
현재 미국 금융시장은 물가 안정과 금리 전망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요인과 함께 여전히 여러 위험요인을 안고 있다.
특히 미·이란 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의 장기적인 재정적자 문제 역시 국채금리를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최근의 증시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물가 둔화가 실제 추세로 자리 잡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S&P500 최고점, 앞으로도 이어질까
이번 미국 증시 상승은 단순히 기업 실적에만 따른 결과라기보다 물가 안정 → 금리 부담 완화 → 성장주 선호 강화라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AI와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기술주 중심의 시장 흐름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S&P500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향후에는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앞으로 발표될 물가와 고용 지표, 연준 인사들의 발언, 국제유가 움직임 등이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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