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기업, 테라파워 SMR 사업 참여 확대되나…김정관 장관·빌 게이츠 협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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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전 산업계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 차세대 원전 기업 테라파워의 이사회 의장인 빌 게이츠와 만나 한국 기업의 SMR 사업 참여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테라파워와 SK이노베이션 사이에서도 글로벌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국내 원전 기업들의 해외 SMR 시장 진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관 장관, 빌 게이츠와 SMR 협력 논의

김정관 장관은 14일 서울에서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을 만나 차세대 원전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면담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는 테라파워가 추진하고 있는 SMR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이었다.

김 장관은 SMR 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일정과 비용 안에서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는 제조·건설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원전 기업들이 보유한 제작 및 시공 경험을 활용한다면 테라파워의 차세대 원전 기술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테라파워가 개발하는 나트륨 SMR은?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전 기술 가운데 나트륨냉각 방식의 SMR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현재 미국 와이오밍주 캐머러에서 실증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원자로는 기존 경수로 원전과 달리 소듐, 즉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4세대 원자로 기술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테라파워의 원자로는 약 345MW 규모의 소듐냉각고속로에 용융염 기반 에너지저장 시스템을 결합한 형태다. 에너지저장 시스템을 활용하면 발전 출력을 최대 500MW 수준까지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건설 허가도 올해 3월 확보했으며, 현재 계획대로라면 2031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제조 경쟁력이 테라파워의 강점과 결합

김 장관이 강조한 부분은 한국 원전 산업의 제조 및 공급망 경쟁력이다.

SMR은 원자로를 설계하는 기술뿐 아니라 실제 제품을 안정적으로 제작하고 공급할 수 있는 산업 기반도 중요하다.

한국은 수십 년 동안 국내외 대형 원전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원전 기자재 제작과 건설, 운영 분야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대기업 중심의 주요 원전 설비 제작 능력뿐 아니라 다수의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기자재 공급망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테라파워가 보유한 SMR 설계 및 기술력과 한국의 제조·공급망을 결합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면담 직후 SK이노베이션과도 협력 합의

김 장관과 게이츠 의장의 만남 이후에는 구체적인 사업 협력으로 이어지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테라파워와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SMR 시장에서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주요 조건에 합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정관 장관과 빌 게이츠 의장뿐 아니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향후 테라파워가 추진하는 미국 및 글로벌 SMR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는 테라파워에 투자하면서 전략적 관계를 구축한 만큼, 이번 합의는 기존 투자 관계를 실제 사업으로 확대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AI 데이터센터 증가로 SMR 관심 커져

최근 SMR 시장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도 있다.

AI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도 함께 필요하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작은 규모로 제작할 수 있고 주요 설비를 모듈 형태로 생산한 뒤 현장에서 조립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 원전보다 초기 투자 부담과 건설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거론되면서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의 새로운 전력 공급원으로 SMR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SMR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역할은?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다양한 SMR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개발이 진행 중인 SMR은 127개에 달한다.

이처럼 시장 경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이 단순히 원전 기자재를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SMR 설계 기업과 공동으로 해외 프로젝트를 개발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정부 역시 이번 협력을 계기로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원전 분야 중소·중견기업까지 해외 SMR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원전산업의 새로운 수출 기회가 될까

이번 김정관 장관과 빌 게이츠 의장의 면담은 한국 원전산업의 해외 SMR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테라파워와 SK이노베이션의 공동사업 추진 합의까지 이어지면서 향후 한국 기업이 테라파워의 SMR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SMR 시장이 AI 데이터센터와 함께 성장할 경우 원자로 설계 기업뿐 아니라 기자재 제작, 건설,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테라파워의 미국 사업이 상업화 단계로 진입하고 해외 프로젝트가 확대된다면 한국의 원전 제조·건설 경쟁력이 차세대 SMR 시장에서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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