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그룹이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와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증가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6개월 만에 넘어섰다.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어나는 동시에 노후 전력망을 새롭게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전선과 변압기 등 전력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LS 계열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매출·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LS그룹의 지주회사인 ㈜LS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11조236억원, 영업이익 5956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40%, 영업이익은 무려 153%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이다.
상반기 전체 성적표를 보면 성장세가 더욱 뚜렷하다.
1~6월 누적 매출은 20조5280억원, 영업이익은 1조7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98.4% 증가했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526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해 한 해 동안의 실적을 불과 6개월 만에 넘어선 셈이다.
AI 데이터센터가 전력 수요 끌어올려
LS의 실적 개선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AI 관련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비롯한 인공지능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확충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 서버뿐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케이블, 변압기, 배전설비 등의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오래된 전력망을 교체하는 프로젝트까지 확대되면서 LS가 보유한 전력 인프라 사업 역량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LS는 전기동과 같은 원재료부터 전선, 송전·변전·배전 설비까지 전력 인프라와 연결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그룹 주요 계열사의 상반기 말 수주잔고 역시 19조5554억원에 달해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LS전선·LS일렉트릭 실적도 크게 개선
주요 계열사들의 성적을 살펴보면 LS의 실적 상승 배경을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LS전선은 초고압 해저케이블과 미국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버스덕트 수주가 증가하면서 상반기 매출 4조5232억원, 영업이익 2384억원을 기록했다.
LS일렉트릭 역시 데이터센터용 전력설비와 초고압 변압기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매출 2조9535억원, 영업이익 3051억원을 올렸다.
LS MnM의 경우 전기동 프리미엄과 귀금속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27% 급증한 3653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시장에서 특수권선 수요가 증가한 LS아이앤디도 11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호황에 안주하지 않고 미국 투자 확대
LS는 현재의 실적 개선을 일시적인 호황으로만 보지 않고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사업 경쟁력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버지니아 지역의 해저케이블 생산시설과 텍사스·유타 지역의 전력설비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능력을 확대함으로써 현지 전력망 투자와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전력 인프라 외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와 관련해서는 황산니켈과 전구체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희토류 등 새로운 소재 분야의 밸류체인 구축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은 좋지만 재무 부담은 과제
다만 공격적인 투자가 계속되는 만큼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주의할 부분이다.
LS의 2분기 기준 순차입금비율(Net Debt/EBITDA)은 3.9배, 이자보상배율은 4.9배를 기록했다.
전력 인프라 시장의 호황으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 생산시설 확대와 신사업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투자 성과와 재무 건전성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나 전력 인프라 투자 속도 변화가 발생할 경우 현재와 같은 높은 성장세가 계속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력 슈퍼사이클’이 LS 성장의 핵심
현재 LS가 누리고 있는 실적 호조는 단순히 한두 개 계열사의 성과에 따른 결과라기보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글로벌 전력망 교체라는 두 가지 대형 흐름이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 이를 공급하기 위한 송전·변전·배전 인프라 투자도 필요하다.
LS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장 변화가 전선과 변압기, 전력설비 등 기존 주력 사업의 성장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여기에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대와 신사업 투자를 병행하면서 향후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LS 측 역시 전력 인프라 분야의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 기존 사업과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동시에 재무 리스크를 관리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얼마나 빠르게 이어지고 미국·유럽의 전력망 교체 사업이 확대될지가 LS의 중장기 실적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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